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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를 넘어선 지성의 승리: 오마르 M. 야기 교수의 노벨 화학상 수상과 과학 정신
    사진:연합뉴스

    경계를 넘어선 지성의 승리: 오마르 M. 야기 교수의 노벨 화학상 수상과 과학 정신

    지상 최대의 평등: 과학의 힘을 역설하다

    2024년 10월 8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해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오마르 M. 야기(Omar M. Yaghi)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교수를 선정하는 영예로운 발표를 하였습니다. 야기 교수는 기타가와 스스무(Susumu Kitagawa)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Richard Robson) 호주 멜버른대 교수와 함께 공동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현대 화학의 지평을 넓힌 탁월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야기 교수가 수상 소식을 접한 순간은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운명적인 전환점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학회 참석을 위해 브뤼셀로 이동하는 도중, 프랑크푸르트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짐을 정리하던 때, 스웨덴으로부터 걸려온 전화가 그의 인생을 영원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당시의 감정을 "그런 순간은 대비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으로, 정말 짜릿하다"고 회고하였습니다. 이 말은 위대한 업적의 결실이 가져다주는 순수한 환희를 웅변하는 듯합니다.

    특히, 야기 교수가 수상 소감으로 천명한 과학에 대한 깊은 통찰은 전 세계 지성인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는 과학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평등의 힘"이라고 단언하며, "똑똑하고, 재능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역설했습니다. 이는 지적 능력과 잠재력은 특정 지역이나 환경에 국한되지 않으며, 과학이라는 보편적 언어를 통해 그 능력들이 만개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그의 소감은 과학이 가진 근본적인 민주성과 포용성을 가장 명료하게 표현한 선언으로 기록될 만합니다.

    요르단에서 버클리까지: 지식 이주의 가치

    야기 교수의 개인적인 여정은 그의 철학이 단순한 수사가 아닌,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증명합니다. 그는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태어나, 겨우 15세의 나이에 미국으로 이주하는 이민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 배경은 그가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학문적 역량을 펼치는 학자들의 가치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 근간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이주 경험을 바탕으로 "지식의 확산은 종종 지역을 넘나드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지성은 국경에 갇혀 있지 않으며, 인재의 이동과 문화적 교류가 인류 지식의 발전을 추동하는 핵심 동력임을 역설한 것입니다. 이는 닫힌 사회가 아닌 열린 사회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진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믿음을 반영합니다.

    또한, 그는 과학이 "우리가 서로 대화할 수 있게 해주며, 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단언하며, "이는 계속해서 중요하고 열린 사회는 이를 장려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던 초강경 이민정책으로 인해 외부 인재 유입에 장애물이 조성되던 사회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과학계의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고 국제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뼈 있는 일침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지식의 자유로운 흐름을 막는 것은 곧 문명의 퇴보를 자초하는 것과 같다는 준엄한 경고인 셈입니다.

    역경을 넘어선 위대한 족적: 팔레스타인 난민 가정 출신의 화학 거장

    오마르 M. 야기 교수의 삶은 역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성취를 이룬 입지전적 인물의 전형입니다. 그는 팔레스타인 난민 가정 출신으로, 어린 시절 깨끗한 식수와 전기조차 제대로 누릴 수 없는 지극히 열악한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노벨 위원회가 공개한 전화 인터뷰 내용에서 그는 자신이 가족이 키우던 소와 방을 함께 쓰는 "매우 가난한 집"에서 자랐으며, 부모님은 글을 거의 읽거나 쓰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전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그의 학문적 성취가 단순히 천재성뿐만 아니라, 지독한 노력과 지식에 대한 갈망의 결과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물질적 빈곤 속에서도 지적 성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마침내 세계 최고의 화학자로 우뚝 선 그의 이야기는, 전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영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의 삶 자체가 과학이 가진 평등의 힘을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인 것입니다. 깨끗한 물과 전기가 부족했던 환경에서 자라나, 궁극적으로 새로운 물질 구조를 설계하여 인류에게 깨끗한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하는 화학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반전을 담고 있습니다.

    UC 버클리의 영광: 28번째 노벨상 수상자의 탄생

    오마르 M. 야기 교수의 노벨 화학상 수상은 그의 개인적인 영광을 넘어, 그가 재직 중인 UC 버클리의 학문적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키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는 UC 버클리 교수진 중 무려 28번째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되며, 이 명문 대학의 찬란한 지적 유산을 계승하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최근 5년간 다섯 번째 수상자가 배출되었다는 사실은 UC 버클리가 현대 과학 연구의 최전선에서 얼마나 활발하고 심도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야기 교수의 수상 바로 전날에는 이 대학의 존 클라크(John Clauser) 교수가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처럼 이틀 연속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을 거머쥔 UC 버클리의 사례는, 탁월한 인재를 양성하고 그들의 창의적인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학풍이 어떻게 인류의 지식 발전에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UC 버클리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지성 산실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였습니다.

    결론: 시대를 초월하는 지식 확산의 중요성

    오마르 M. 야기 교수의 노벨 화학상 수상은 한 개인의 학문적 성취를 넘어, 과학이 가진 보편적 가치국경 없는 지성의 힘을 재확인시켜 준 중대한 사건입니다. 요르단의 가난한 환경에서 미국으로 이주하여 세계적인 화학자로 성장하기까지의 그의 여정은, 진정한 지식은 인종, 국적, 빈부의 격차를 초월하여 열정 있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음을 웅변합니다.

    그의 소감처럼, 과학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전 세계인이 연결될 수 있는 통로이며, 인재의 자유로운 이동을 장려하는 열린 사회만이 지속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야기 교수의 영예는 전 세계 이민자 및 난민 출신 학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다시금 되새기게 합니다. 우리는 야기 교수의 성취를 통해 지식 확산의 중요성을 깨닫고, 모든 경계를 넘어선 글로벌 과학 공동체의 가치를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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