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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 강행된 세운4구역 재개발 인가: 신구 권력의 정면 충돌과 국가유산 보호를 둘러싼 다중 갈등 전말
퇴임을 불과 2주 앞둔 정문헌 종로구청장(국민의힘)이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전격 인가하며 지방선거 당선인과의 정면 충돌을 선언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유찬종 종로구청장 당선인은 취임 전 인가 시 담당 공무원 감사와 책임 추궁까지 예고하며 절차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정 구청장이 직접 결재를 강행했습니다. 이번 인가 조치는 서울시의 안전영향평가 조건부 의결과 맞물려 행정 절차의 막바지에 다다랐으나,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선행하라는 국가유산청의 행정 명령과 배치되어 심각한 위법성 논란 및 법적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1. 임기 2주의 한시적 권력이 내린 결단: 종로구청장과 당선인의 전례 없는 정면 충돌
서울 도심 재개발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세운4구역을 둘러싸고,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둔 현직 구청장과 새롭게 권력을 이양받을 구청장 당선인 간의 극단적인 정면 충돌 사태가 발생하였다. 퇴임을 고작 2주가량 남겨두고 있던 국민의힘 소속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주변의 거센 만류와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사업시행계획안을 전격적으로 결재하여 변경 인가 처리를 완료하였다. 이로써 오랜 기간 표류하던 세운4구역 개발 사업은 거대한 행정적 전환점을 맞이함과 동시에 심각한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정 구청장의 독자적인 강행 처리는 직전 실시된 6·3 지방선거를 통해 차기 구정 운영권을 획득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찬종 종로구청장 당선인의 강력한 기조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였다. 유 당선인은 최근 세운4구역의 사업 인가와 관련된 모든 행정 절차를 차기 구정 체제가 출범하는 7월 이후로 전면 중단하라는 공식 입장을 종로구청 실무 부서에 완강하게 전달한 상태였다. 심지어 유 당선인 측은 자신이 취임하기 전에 무리하게 인가를 처리할 경우, 결재선에 있는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고강도 감사와 사후 책임 추궁까지 검토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으나, 정 구청장이 실무진을 대신해 직접 최종 결재 도장을 찍음으로써 신구 권력 간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 국면으로 치달았다.
2. 행정 절차의 9부 능선을 넘은 세운4구역: 고시 이후 남겨진 국가유산위원회의 관문
종로구청이 전날 오후 세운4구역의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 사실을 서울특별시에 공식 통보함에 따라, 이 거대한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를 가로막고 있던 제도적 장벽들은 대거 허물어지는 외형을 갖추게 되었다. 서울시가 앞서 종합적인 안전영향평가를 조건부 의결로 통과시킨 데 이어, 자치구 차원의 최종 사업시행인가 결정을 공고 및 고시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 세운4구역 개발을 위한 필수 행정적 절차는 단 한 가지만을 남겨두게 된다. 그것은 바로 국가유산청의 핵심 자문기구로 기능하는 국가유산위원회의 매장유산 심의 단계이다.
만약 계획대로 고시·공고 절차가 순탄하게 매듭지어진다면, 세운4구역 재개발 조합과 시행사 측은 법적으로 착공을 위한 마지막 단추를 꿸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을 쥐게 된다. 종로구청 내부에서는 임기 말 단체장의 결단이 수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으며 고통받아온 지역 주민들과 조합원들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행정의 연속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이번 인가 통보는 향후 구청장이 교체된 이후 구정 내부의 조직적 균열과 행정 처분의 효력 시비라는 거대한 불씨를 남겨두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 국가유산청 행정 명령과의 배치: 세계유산 종묘 경관 훼손을 둘러싼 위법성 논란
이번 종로구청과 서울시의 독자적인 인가 추진 행보는 중앙정부 기관인 국가유산청이 하달한 엄연한 행정 명령을 정면으로 위반한 형국이어서, 향후 사법적·행정적 대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5월, 세운4구역 일대의 대규모 고층 재개발 사업이 인근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보존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유산청은 지자체인 서울시와 종로구청을 수신처로 하여, 본격적인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반드시 유네스코 기준에 부합하는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선행 완료하라는 내용의 '세계유산 종묘와 그 역사문화환경 보호에 필요한 조치 이행 명령' 공문을 법정 송달한 바 있다.
국가유산 보호법령에 근거한 중앙기관의 정당한 이행 명령이 엄연히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치구청장이 임기 종료 직전에 이를 무시하고 인가증을 발급해 준 행위는 지방자치단체의 월권 내지는 초법적 행정이라는 거센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에 들어설 초고층 빌딩 숲이 종묘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볼 때 형성되는 전통적인 스카이라인과 역사적 경관을 완전히 왜곡하고 차단할 것이라며 고도의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반면 지자체가 이를 힘으로 밀어붙임에 따라 공공기관 간의 대대적인 법적 분쟁과 집행정지 신청 등의 진흙탕 싸움이 예견되는 시점이다.
4. 고도 제한 완화의 딜레마: 55m에서 최대 141.9m로 치솟은 도심 랜드마크의 명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이 이토록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근본적인 배경에는 서울시가 해당 구역의 고질적인 사업성 부족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파격적으로 단행한 건축물 고도 제한 완화 조치가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세운지구의 정비계획상 전통 유적지와 인접한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여 종로변은 55m 이하로 높이가 엄격히 묶여 있었으나, 시는 도심 활성화와 대형 랜드마크 조성을 명분으로 이를 무려 98.7m까지 두 배 가까이 완화해 주었다. 청계천변 역시 기존의 71.9m 제한 규정을 대폭 수정하여 최고 141.9m에 달하는 초고층 빌딩을 건립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이 같은 완화 정책은 낙후된 세운상가 일대를 현대화하고 막대한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데에는 확실한 기폭제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건축물의 높이가 최고 140m를 상회하게 되면서 조선왕조의 영혼이 깃든 신성한 공간인 종묘의 핵심 영역에서 불과 수백 미터 거리에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이 솟아오르게 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개발 이익의 극대화를 노리는 조합 측과 서울시의 고밀도 도심 복합개발 기조가 결합하면서, 민족 고유의 문화적 자산이자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자본 논리로 난도질하려 한다는 고고학계 및 시민사회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5.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법적 해석 차이: '100m 이내' 조항을 둔 시와 유산청의 평행선
현재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영향평가 수용 여부를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하는 기술적 쟁점은 관련 법령상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범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세운4구역 정비 사업지가 종묘의 외곽 경계선으로부터 약 180m가량 이격되어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다. 현행 서울시 조례 및 관련 법령상 문화재 보호구역의 경계로부터 지정 반경 100m 이내 공간만을 보존지역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180m 떨어진 세운4구역은 법적 강제성이 부여되는 영향평가 대상 지역이 아니라는 고수 방식이다.
만약 국가유산청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여 엄격한 유네스코 기준의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게 될 경우, 자료 준비와 국제 심의 과정에서 최소 수년 이상의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어 사업 전체가 좌초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현실적인 우려이다. 반면 국가유산청은 종묘가 지닌 독보적인 유산적 가치는 단순히 100m라는 물리적 선긋기로 보호될 수 없으며, 고층 건물이 시각적으로 미치는 '경관적 영향' 역시 문화재 보호법이 명시한 역사문화환경 보호의 범주에 엄연히 포함된다고 정면 반박한다. 이처럼 행정기관 간의 아전인수격 법리 해석과 평행선 대립은 결국 법원의 사법적 판단이나 국무총리실 산하의 행정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해결되기 어려운 장기 미제 사건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
임기를 불과 보름 남겨둔 시점에서 차기 당선인의 강력한 반대와 공무원 징계 경고까지 무시하고 세운4구역 재개발 인가를 밀어붙인 정문헌 종로구청장의 행보는 대단히 무책임하고 정당성이 결여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랜 기간 재개발을 기다려온 조합원들의 경제적 요구도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행정의 기본은 절차적 합의와 연속성입니다. 본인은 퇴임하면 그만이지만, 뒤에 남겨진 실무 공무원들은 차기 구청장 체제 하에서 대대적인 감사와 징계 위험에 노출되는 가혹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국가유산청의 법적 이행 명령을 '100m 조항'이라는 지엽적인 조례 해석을 방패 삼아 회피하려는 서울시와 종로구의 태도는 천민자본주의적 개발 독재의 잔재와 다름없습니다. 한 번 파괴된 역사적 경관과 문화재적 가치는 수조 원의 돈을 들여도 결코 회복할 수 없습니다. 당선인이 취임을 앞둔 만큼, 7월 출범할 새로운 종로구정에서는 이번 기습 인가의 위법성을 철저히 재검토하고, 국가유산청 및 유네스코의 기준에 부합하는 정당한 영향평가를 선행하여 개발과 보존이 상생하는 도심 재생의 모범 답안을 다시 작성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