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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유착의 굴레: 신천지 내부 자금과 정치권 로비 의혹의 실체
[검·경 합수본 신천지 정교유착 수사 요약]
- 핵심 쟁점: 신천지 지도부가 이희자 근우회장을 로비 통로로 삼아 권성동 의원 등 정치권에 자금을 후원하고 영향력을 확대를 시도했다는 의혹.
- 물증 확보: 고동안 전 총무 측근 배모씨의 후원 내역 및 고동안→이희자 계좌 이체 기록 등 자금 흐름의 연결고리 포착.
- 녹취록 정황: "윤석열 라인도 잡고 가고 싶어 한다"는 고동안 전 총무의 정치권 접근 시도 발언이 담긴 녹취록 확보.
- 수사 확대: 신천지 내부 자금 100억 원의 용처와 통일교식 쪼개기 후원 여부에 대한 전방위 수사 진행 중.
- 정치적 파장: 전직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및 여야 의원들이 연루된 대규모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확산 중.
종교와 정치의 경계가 무너진 곳에는 언제나 부패의 악취가 진동합니다. 최근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정조준하고 있는 신천지 정교유착 의혹은 단순한 종교단체의 일탈을 넘어, 국가 권력의 핵심부로 침투하려 했던 거대 조직의 치밀한 전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한때 '윤핵관'의 수장으로 불리던 권성동 의원을 향한 신천지의 고액 후원 정황은, 종교의 자금이 어떻게 정치적 방패로 변모하려 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1. 이희자-고동안-배모씨: 자금의 흐름이 가리키는 곳
합수본이 주목하는 가장 강력한 물증은 바로 계좌 내역입니다. 신천지의 2인자로 군림했던 고동안 전 총무의 측근이자 '금고지기'로 알려진 배모씨가 권성동 의원에게 보낸 후원금 계좌 내역은 이번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되었습니다. 특히 2024년 고 전 총무의 개인 계좌에서 이희자 근우회장의 통장으로 수백만 원이 이체된 기록은, 이 회장이 신천지와 정치권을 잇는 로비의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는 가설에 무게를 실어줍니다.
이희자 회장은 박성중 전 의원과 권성동 의원에게 수천만 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되었습니다. 합수본은 이 돈의 원천이 고동안 전 총무가 조성한 신천지 내부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종교의 헌금이 정치인의 후원금으로 세탁되는 과정, 즉 '쪼개기 후원'의 전형적인 수법이 작동했는지 여부가 이번 수사의 핵심입니다.
2. "윤석열 라인 잡아야"…녹취록이 증언하는 권력 야욕
수사팀이 확보한 고동안 전 총무의 녹취록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2021년 대선 국면에서 고 전 총무는 신천지 총회장의 의중을 전하며, 이 회장을 통해 소위 '윤석열 라인'을 잡고 싶어 한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돈을 줄 테니 현 정권과 '쇼부(승부)'쳐보라"는 발언은 신천지가 당시 유력 대선 후보 측에 접근하기 위해 얼마나 조직적으로 움직였는지를 적나라하게 증명합니다.
특히 2022년 1월, 권성동 의원 측과 소통이 원활해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은 정교유착의 실체가 이미 실행 단계에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정황은 신천지 지도부가 종교적 자유를 보장받거나 수사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보험을 들려 했다는 의심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3. 횡령된 100억 원의 행방과 쪼개기 후원의 실체
합수본은 고동안 전 총무가 신천지 내부에서 횡령한 자금이 약 100억 원에 달한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 막대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통일교가 54명의 국회의원에게 소액으로 나누어 보낸 이른바 쪼개기 후원 방식이 신천지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되었는지가 수사의 주안점입니다.
배모씨와 같은 자금 관리인들이 동원되어 개인 명의로 후원금을 보내는 방식은 법망을 피하기 위한 교묘한 수법입니다. 합수본은 이미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수사에서도 유사한 내역을 확보한 만큼, 두 종교단체가 경쟁적으로 정치권에 줄을 대려 했던 정황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비리를 넘어 종교 자본에 의한 민주주의 훼손 문제로 직결됩니다.
4. 신천지 동원령과 정치적 세력 과시의 정황
돈뿐만 아니라 인력 동원 의혹도 수사 대상입니다. 2024년 1월 권성동 의원의 5선 출마 선언 행사 당시, 신천지 지도부의 권유로 청년 신도 수천 명이 참석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신천지가 정치인에게 자금뿐만 아니라 '조직표'와 '군중 동원력'을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려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선거철 대규모 인원 동원과 후원금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을 수 있으나, 그 대가가 종교단체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눈감아주기였다면 이는 명백한 권력형 비리입니다. 합수본은 이러한 인적·물적 동원이 특정한 대가를 바라고 이루어진 것인지, 즉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5. 정교유착 수사의 끝은 어디인가: 여야를 가리지 않는 칼날
현재 합수본의 수사는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 의원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전 의원을 소환 조사하는 등 통일교와 신천지의 로비 시도가 여야 정치권 전반을 향해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종교 권력이 정치적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사법적 면죄부를 얻으려 했던 시도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입니다.
이희자 회장과 권성동 의원 등 관련자들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합수본이 확보한 계좌 기록과 녹취록 등 객관적 물증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번 수사가 종교와 정치가 유착된 비리의 고리를 끊어내고, 투명한 정치자금 문화를 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법의 엄중한 심판이 종교라는 탈을 쓴 권력 야욕을 어떻게 단죄할지 지켜보아야 할 시점입니다.